TV 시청 시간을 계산해주는 간단한 아이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출시 첫 주에 45만 명 이상의 유저를 끌어모았다면 믿어질까? 디자이너이자 개발자인 알렉스 치칸(Alex Cican)이 만든 웹 애플리케이션 Tiii.me는 바로 그러한 ‘바이럴 성공’의 대표 사례다. 이 글에서는 Tiii.me의 흥미로운 성공 과정을 살펴보고, 누구나 적용할 수 있는 4가지 핵심 전략을 정리해본다. 앱을 기획하거나 웹서비스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 Tiii.me의 놀라운 성과와 간단한 시작
Tiii.me는 사용자가 시청한 TV 시리즈의 에피소드를 입력하면, 총 시청 시간이 며칠, 몇 시간, 몇 분인지 계산해주는 단순한 웹 앱이다. 이 앱은 처음 공개된 첫 주에 455,826명의 고유 방문자와 522,091회의 방문, 그리고 688,280회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트위터에서는 피크 시간대에 시간당 250건 이상의 언급이 쏟아졌고, 최대 1,600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가 몰렸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흥미로운 점은, 알렉스가 특별한 ‘마케팅 전략’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통은 유명 블로거나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내고, 출시 타이밍을 맞추고, SNS 바이럴을 기획해 ‘완벽한’ 데뷔를 준비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깃허브(GitHub)에 코드를 공개하고, 드리블(Dribbble)에 스크린샷을 올린 뒤 트위터에 한 번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미디어—버즈피드(BuzzFeed),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등—에 소개되었고, 결국 전 세계 사용자가 Tiii.me를 즐기게 되었다.
2. 니치(niche)에 집중하라: 한 가지 기능에만 충실
Tiii.me는 사실 '시간 계산'이라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는 앱이 아니라, 오직 TV 시리즈 시청 시간만 계산해주는 ‘집중된’ 도구다. 만약 영화, 유튜브 시청, 웹 서핑 시간까지 모두 합산해주는 종합적인 앱이었다면, 오히려 많은 사용자에게는 인상이 희미하게 남을 수 있다. “TV 시리즈에 한정된” 명확한 사용처가 있었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지점이 더 뚜렷해졌다.
이처럼 특정 분야(니치)에 집중하면, 명확한 타깃 사용자를 정의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정말 내가 원하던 기능만” 제공하는 앱에 더 호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단, 너무 좁은 니치를 선택하면 잠재적 사용자풀이 작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Tiii.me는 코미디 장르만 따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더 좁힐 수도 있었지만, 그랬다면 시장 자체가 지나치게 축소되었을 것이다. ‘적절한 범위 안에서의 집중’이 핵심이다.
3. 독특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라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해서 모두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라도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수많은 ‘시간 측정’ 앱 중 Tiii.me가 특별히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매우 간결하고 직관적이며, 감각적인 디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 심플한 인터페이스: 복잡한 메뉴나 회원가입 절차가 없어도, 누구나 빠르게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기억에 남는 비주얼: “Tiii.me”라는 직관적 도메인,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 요소가 사용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사람들이 말로 “이 앱, 이 부분 디자인이 좋다”라고 느낄 만한 요소가 있어야, 자발적 공유와 입소문이 일어난다.
4. 단순함이 최고의 무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단순함은 최고의 정교함”이라고 말했듯, 좋은 제품은 불필요한 과정을 최소화한다. Tiii.me가 유독 각광받은 이유 중 하나는 ‘가입’이나 ‘계정 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보기에는 다소 기능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지만, “TV 시리즈 시청 시간 계산”이라는 핵심 가치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앱이 단순할수록 부담이 줄어들고, 흥미를 느낀 순간 바로 시도해볼 수 있다. 로고, 온보딩, 메뉴, 푸터 등 마케팅적인 요소나 부가 기능이 필수적이지 않다면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 회원가입은 꼭 필요한가?
- 푸터에 회사 정보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가?
- 공유 버튼은 어디에 배치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해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거나 혼란을 주지 않을까?”를 기준으로 판단해보자. 가벼운 호기심에서 방문한 사용자가 이탈 없이 앱에 빠져들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5. 공유를 간편하게 만들어라: 소셜 미디어의 힘
바이럴을 만들고 싶다면 공유 과정을 최대한 단순하고 매력적으로 꾸며야 한다. 사람들이 앱을 이용해 즐거움을 느끼면, 그 다음 단계는 ‘친구에게 알리고 싶다’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Tiii.me 역시 트위터 공유 기능을 세심하게 설계해 “내가 TV 시청에 낭비(?)한 총 시간을 공개”하는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해주었다.
문구에 ‘소비했다(Spent)’라는 단어대신 아니라 ‘낭비했다(Wasted)’라는 트윗 문구를 사용했는데, 조금은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될 수 있는 단어이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클릭과 공유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었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는 “낭비”가 아니라 “투자(Invested)”나 “즐겼다(Enjoyed)” 등으로 문구를 바꾸었지만, 핵심적인 ‘재미 요소’ 덕분에 트위터에 1만 9천 건 이상 언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무턱대고 소셜 플러그인을 달아두는 것보다는, 사용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고민해보자. 직접 트윗 문구를 작성해주거나, 적절한 해시태그를 제안하거나, 소셜 미디어에서 두드러질 이미지가 자동 생성되도록 설정하는 등 ‘맞춤형 공유 설계’가 중요하다.
6. 바이럴은 ‘행운’이 전부가 아니다
알렉스 치칸은 결국 “운이 좋았다(lucky)”고 말했지만, 사실 운은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한다. Tiii.me를 개발하기 전, 그는 사용자들이 직관적으로 앱을 쓸 수 있도록 여러 차례 디자인과 UX 테스트를 반복했고, 작은 세부 요소까지도 신경 썼다. 이렇게 탄탄한 준비가 있었기에, 깃허브와 드리블에 앱을 공개한 후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았을 때 그 관심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또한, 틈새 시장을 정확히 공략하고, 직관적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하며, 공유 기능을 매력적으로 설정하는 등 핵심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타이밍이 맞아떨어지고 미디어에서 흥미롭게 받아준 덕분에,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7. 결론: 심플함, 집중, 독창성이 만들어낸 거대한 파급력
Tiii.me가 출시 첫 주에 기록한 45만 명 이상의 방문자와 언론 보도 사례는, 작은 아이디어라도 얼마든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핵심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니치에 집중하라: 모든 기능을 담으려 하지 말고, 한 가지 기능을 명확히 정의한다.
- 독특한 경험을 만들어라: 디자인·UX·UI를 개선하고, 사용자에게 기억에 남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 심플함을 추구하라: 불필요한 절차를 걷어내어, 핵심 가치에만 집중한다.
- 공유를 쉽게 하라: 재미있거나 자극적인 공유 문구 및 방식을 세심하게 설계한다.
물론 마케팅 전략을 철저하게 세워 확실한 바이럴을 노리는 방법도 중요하다. 하지만, 탄탄하게 만든 제품 자체가 사용자에게 인상 깊게 다가가면, 때로는 홍보보다 강력한 구전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제품이 주는 독특한 ‘경험’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광고다.
알렉스 치칸이 말했듯, 때로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말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잘 기획된 사용자 경험(UX), 간결한 디자인, 그리고 강렬한 공유 전략이 있었다. 이제 당신도 Tiii.me의 사례를 참고해, 다음번에 기획하거나 출시할 서비스에 “심플함, 집중, 독창성, 공유 설계”를 적용해보자. 작은 아이디어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순간을 직접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무리하며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Tiii.me 사례는 많은 창작자와 스타트업에게 영감을 준다. 개인 프로젝트든 전문 서비스든, 핵심 아이디어만 명확하다면 ‘거대한 마케팅 비용’ 없이도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약간의 용기와 독창성, 그리고 공유를 유도하는 기발한 장치가 더해지면, 누구든 바이럴 성공을 꿈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