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음챙김 명상을 처음 배운지 10년쯤 되어갑니다. 정신 건강 관리에 많은 도움을 준 마음챙김 명상에 대해 조금씩 정리해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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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명상의 개념
마음챙김 명상은 현재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며, 판단 없이 경험을 알아차리는 명상법입니다. 불교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의학적으로도 연구가 많이 되어 MBSR, MBCT, ACT 등의 기법들이 만들어져 활용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 현재 순간에 집중하기
- 판단 없이 관찰하기
-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 생각과 감정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기
입니다. 특히 "생각과 감정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기"는 불교에서 말하는 "두번째 화살 맞지 않기"에 해당하는 것 같은데요. 아마도, 앞의 3가지 항목이 4번째를 위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마음챙김 명상의 효과
마음챙김 명상이 이런 저런 효과가 많다보니 이 분야에서 효과를 확인해보려는 연구자들이 계속 있나봅니다. 주요하게 밝혀진 효과들은 이렇다고 합니다.
1. 스트레스 감소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 프로그램을 배우고 나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아진다고 합니다. 하버드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8주간의 규칙적인 명상 후 참가자들의 불안 수준이 평균 30% 감소했습니다. (영문 자료) 이 정도면 저처럼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처방되곤 하는 에스시탈로프람하고 비슷한 효과라고 하네요.
2. 우울증 및 불안장애 개선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는 우울증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특히 세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 환자들에게서 재발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명상을 통해 부정적 생각 패턴을 인식하고 이에 덜 반응하게 됨으로써 우울감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합니다.
3. 뇌 구조와 기능 변화
더 놀라운 것은 정기적으로 명상을 하면, 뇌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합니다.
- 전전두엽 피질(집행 기능 담당) 활성화 증가
- 편도체(감정 반응 담당) 활성화 감소
- 해마(기억 형성) 회백질 밀도 증가
MRI로 찍어서 확인한 연구가 있네요. (원문)
4. 면역 기능 강화
위스콘신 대학에서는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 후 참가자들의 면역 반응이 향상되었다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독감 백신에 대한 항체 생성이 증가했고,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이 감소했다네요.
이 정도면 안할 이유가 없는데요. 저는 다른 것들 보다는 불안장애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었습니다.
저는 MBSR 연구소 안희영소장님이 진행하시는 프로그램을 들었었는데요. 가능하면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참여하시면 더 도움이 되실겁니다. 여기에는, 전문가들이 가이드 했던 내용이랑 제가 하는 방법을 정리해서 적어두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마음챙김 명상 실천법
1. 명상 환경 조성
- 시간: 일정한 시간 정하기
- 저는 주로 자기 전에 합니다.
- 아침에는 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장소: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을 선택
- 거실 쇼파에서 합니다.
- TV를 보다가 잘 시간이 되면 TV를 끄고 잠시 서성이다가 앉아서 합니다.
- 결심: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에 한번씩은 꼭 하겠다는 결심인 듯 합니다. ^^
2. 호흡 명상 (5-10분)
호흡 명상은 불교의 '수식관(數息觀)'과 유사한 수행법입니다. 수식관은 호흡을 세며 집중력을 기르는 명상법입니다.
- 편안한 자세로 앉기: 등을 곧게 펴고 안정된 자세로 앉습니다.
- 호흡에 주의 집중: 자연스러운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며,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감각을 관찰합니다.
- 호흡을 세기: 내쉬는 숨에 맞춰 '일, 이, 삼...'과 같이 숫자를 셉니다.
- 딴생각 알아차리기: 생각이 다른 곳으로 흐르면 이를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과 숫자 세기로 돌아옵니다.
- 시간 조절: 처음에는 5분 정도로 시작하여 점차 시간을 늘려갑니다
처음에는 이런 가이드를 듣고 수행을 해보면, 어떻게 앉는게 등을 곧게 펴는 것인지, 자연스러운 호흡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신경이 쓰입니다. 나중에는 점점 잘 알아차려지는데요. 처음에는 신경쓰지 않는 편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만약 자세에 너무 신경이 쓰인다면 편하게 누워서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누워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잠드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 호흡을 내쉴 때, 숫자를 세는 것
- 최대한 수동적으로 숨이 드나드는 것을 관찰하는 것
입니다. 숨을 길게 쉬려고 하거나, 깊이 쉬려고 하는 등의 의도가 없이 그저 관찰한다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 호흡과 숫자 이외에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 그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과 숫자에 마음을 두기
입니다.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아,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다시 호흡과 숫자로 돌아가는 건데요.
처음에는 이 명상이 무슨 효과를 낸다는 건지 알기 힘듭니다. 그것이 가장 큰 장애물일 겁니다. ^^
이 부분을 미리 말로 설명하면, 그 설명에 집착하게되는 미묘한 부분입니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와 만나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조금 더 자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맺음말
하루에 5분씩이라도 호흡 바라보기 꼭 해보시기를 여러분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이후에 바디스캔 명상에 대해서도 글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