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와의 동행 -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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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공황장애와 함께 한 지 5년이 넘어간다. 처음 비행기에서 겪었을 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그저 죽을 것 같은 공포만 있었다. 응급실을 들락날락하고 나서야 '이게 심장 문제가 아니라 공황장애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시도해본 방법들

상담사와의 세션을 통해 여러 가지 방법을 배웠다. CBT(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됐고, 약물도 먹어봤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마음챙김 명상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특히 밍규르 린포체의 책과 강의를 접하게 되면서 공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공황이 오려고 하면 '아, 또 시작이구나. 아.. 이제 어떡하나...'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못했었다. 소위 말하는 두려움을 두려워하기...

지금 내가 연습하고 있는 것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나는 이런 방식으로 공황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1. 미니 명상 연습:
    하루에 5-10분씩 짧게라도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평소에 이 연습을 해두면 공황이 올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아직 공황 한가운데서 명상하기는 어렵지만, 초기 증상이 느껴질 때 '잠깐, 지금 내 몸이 어떤지 관찰해볼까?'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성공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 점진적 노출 훈련:
    상담사의 조언에 따라 공황 증상과 비슷한 감각에 스스로를 조금씩 노출시키는 연습을 한다. 예를 들어 30초간 숨을 참았다가 내쉬기, 빨대로 호흡하기, 제자리에서 빠르게 돌기, 같은 것들. 처음에는 이런 연습이 무서웠지만, 이 감각들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했었는데, 요즘엔 게을러서 자주 못하고 있다.

  3. 신체 감각 노트하기:
    공황이 시작될 때 '가슴이 조여온다', '숨이 빨라진다' 같은 감각을 그냥 있는 그대로 노트하려고 한다. 약한 공황에 대해서는 아주 잘 적는다. 센것이 오면 나중에 적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할 수 있을 때가 분명 늘어나고 있다.

  4. "나는 이 감각이 아니다"라고 상기하기:
    심장이 빨리 뛰고 있다고 해서 내가 심장 박동 그 자체는 아니다. 숨이 가빠도 나는 그 숨이 아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려고 한다. 때로는 "이 공황도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5. 작은 성공 기록하기:
    처음에는 공황 발작이 시작되면 꼼짝 못하고 엎드려 있었다. 지금은 적어도 물 한 잔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진전했다. 이런 작은 성공을 일기에 기록하면서 자신에게 격려를 보낸다. 못갈 것 같은 장소에 가고 나면 그런 것도 적는다.

아직도 어려운 점들

솔직히 말하자면, 밍규르 린포체가 말한 것처럼 공황을 "환영하고 즐기는" 단계까지는 아직 멀었다. 강한 공황이 올 때면 여전히 두려움에 압도된다. 특히 사람이 많은 곳이나 교통체증 같은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이것도 언젠가는 지나갈 거야'라는 작은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아주 가끔이지만, 약한 증상이 느껴질 때 "아, 이게 공황이구나. 어떤 감각들이 일어나는지 한번 살펴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의 여정

공황장애는 하루아침에 극복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빨리 나아지지 않는다고 자책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조금씩 연습하고, 때로는 뒷걸음질 치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것뿐이다.

밍규르 린포체의 말처럼 언젠가는 공황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하나의 경험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까?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오늘도 호흡하고, 관찰하고, 다시 시작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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