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시기 일본의 벼락부자들, 그들은 어떻게 사라졌나

Jess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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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일본의 거품경제는 세계 경제사에서 가장 극적인 붐과 버스트를 보여준 사례다. 특히 이 시기의 '부동산 투자자'들 이야기는 지금도 과열 투자의 대표적 교훈으로 회자된다.

당시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믿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았다. 도쿄 황궁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전체 부동산 가치와 맞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런 광풍 속에서 평범한 회사원들도 은행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뛰어들었고, 몇 년 만에 수십억 원의 자산가가 되는 사람들도 있어다.

특히 '지가바시(地価バシ)' - '地価'는 '땅값', 'バシ'(바시)는 도박의 속어인 'バクチ'(바쿠치)에서 파생된 것- 라 불린 투기가 유행했다. 은행들은 부동산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거액을 대출해줬고,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란 환상이 퍼져있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부동산을 담보로 다른 부동산을 사들이는 식의 도박성 투자를 이어갔다.

이 시기를 상징하는 인물 중에 '주식투자의 신'이라 불린 와타나베 요시아키가 있다. 그는 부동산과 주식투자로 수천억 원대 자산을 모았지만, 버블이 꺾이면서 하룻밤 만에 파산한 인물이었다. 버블이 부풀다가 꺼지는 시기에는 이런 극단적 사례들이 수없이 나왔다. 은행 대출로 고급 아파트를 매입했다가 버블 붕괴 후 빚더미에 앉은 '하우스푸어'들이 속출했다.

1991년, 부동산 가격의  폭락이 시작되자 담보가치도 함께 떨어졌고, 은행들은 다급히 대출금 상환을 요구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한때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리는 일이 빈번했다.

이런 버블 붕괴의 여파는 일본 경제 전체를 뒤흔들었다.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장기 불황의 시작이었다. 부동산 가격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버블 시기의 절반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과열 투자의 대가가 얼마나 가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가 됐다.

오늘날 이 시기를 돌아보면 한 가지 교훈이 분명해진다. 아무리 좋은 투자 기회도 기본적인 경제 원칙을 벗어나면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시 벼락부자들의 화려했던 순간은 결국 거품이었음이 입증됐고, 이는 현대 투자자들에게도 기억해야할 역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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